여수 애양원 성지순례후기

관리자.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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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성지 순례 후기 (백 종일)

중동리 교회

 피택자 순례여정 이틀째, 그간 많이 듣고 알았던 문준경 전도사님의 순교 유적지를 방문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엄숙해짐을 느낀다. 문 전도사님의 믿음을 향한 이루 말할 수 없는 헌신과, 목숨조차 아끼지 아니하셨던 순교의 정신이 감히 우리 같은 평범한 교인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큰 일 아닐까 하는 상념 속에 증도를 향한 버스는 어느새 중동리 교회에 도착하였다.

길가 도로변에 위치한 중동리 교회는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채 세월을 지키고 있었다.

숙연한 마음으로 교회 안으로 들어가자 중동리 교회의 담임목사님께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여 주시는데 순교 성지를 지키시는 막중한 책임감을 바라보게 된다.

담임 목사님으로부터 중동리 교회와 문 전도사님에 관한 설명을 듣고, 또 문 전도사님의 일생에 관한 영상을 시청하면서 다시금 그분의 숭고한 순교 정신이 순례자의 가슴으로 밀려오는 감동과 눈물을 참기 어려웠다.

문 전도사님의 출생부터 성장, 결혼, 남편으로부터의 냉대, 시아버지의 사랑, 예수를 영접하고 전도자로 이루 말 할 수 없는 박해 속에서도 수 많은 섬 사람들에게 예수 복음을 전하고, 각 섬마다 순회하며 교회를 세우신 그 열정, 공산군의 점령과 학살 소식을 듣고 아버지 같은 이 상봉 목사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을 걱정하며 섬으로 향하신 발걸음은 아마 자신의 죽음을 이미 직감하고 게시지 않았을까, 순교의 길을 택하시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셨던 그 마음, 그 믿음을 그대로 따르신 것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교회를 나와 평소 문 전도사님이 기도하셨던 교회의 뒷산 바위로 향하였다. 꽤 가파른 산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니 온 섬이 한 눈에 보이는 경관에 다시 한번 감탄이 나온다. 평평하고 조그만 바위가 하나 있는데 그 곳에서 밤을 새워 기도하셨다는 설명에 문 전도사님께서 이 섬의 하늘과 가장 가까운 이 곳에서 전도사님께 맡기셨던 양떼들과, 하나님의 나라와 민족과 백성들을 위하여 간구하시고, 주님의 음성 따라 순종하고 충성하셨던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게 된다. 중동리 교회 담임목사님의 제안에 따라 피택자들 모두가 바위 위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장면은 모두가 하나되어 결단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에 남는다.

또한, 우리 이 구연 담임목사님께서 바위 가운데 무릎 꿇고 그의 양팔을 석 상원 목사님과 이번 순례 여행에 동행한 이 상환 장로님이 마치 르비딤에서 여호수아가 아말렉과 전투할 때 산 위에서 모세가 기도하고 아론과 훌이 양 팔을 들어 승리하였던 그 장면 그대로를 재연하며 기도 드릴때, 우리모두가 힘을 합하여 기도하면 세상 그 어떤 환란에도 승리 할 수 있다는 성경 속 교훈을 깨닫게 된다.

지는 석양 속에서 바라보는 섬의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조심 조심 하산하여 교회 입구 우측벽에 있는 문 전도사님의 벽화 앞에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문 전도사님의 정신을 기억하며 함께 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기념 사진이라 생각하니 겸손한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문 전도사님의 묘지를 방문하여 순교 당시의 처참했던 상황과 끝까지 교인들과 수양딸을 살려 달라고 부탁하시던 모습에 더욱 순례의 여정이 숙연하여 진다.

오늘 순례의 여정을 마치며, 문 준경 전도사님의 사랑과 헌신과 순교의 정신을 보고 배우고, 교훈 삼아 우리의 신앙을 다시금 되 돌아보는 소중하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끝-